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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1월

아빠가 기쁜 성취감에 상기되셔서

약주를 한 잔 걸치시고 

잠을 못이루시는 모습을 보았다

거의 10년만에 환하게 웃는 아빠 모습



아빠 퇴사, 

가게 차림, 

나 대학들어감, 

점점 돈만 들어감,

아파트 팔고, 

차 팔고, 

가게 정리하고, 

소위, 집이 망한지 10년.

이제 아주 조금 벗어나보려고 하기까지

10년이나 걸리는구나.



며칠전엔 동사무소에 볼일이 있어

5년전 살던 동네를 지났다.

집 앞 동네 구멍가게 주인 아줌마, 문방구 주인 아줌마, 

핸드폰 가게 아줌마, 미용실 아줌마...

다들 그대로인대 우리 엄마만 이세상에 없네.



아주아주 오랜만에

엄마 생각이 나 울었다.

엄마는 정말 짧게 살다 갔구나.



예전엔 하루하루 사는게 바빠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는데

요즘은 종종 아빠와 우리 가족의 

3년후, 5년후, 10년후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10년 후엔 지금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나아있겠지.



모쪼록 

아빠가 지금처럼만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부디 제발